A Brief History of Johns - Short stories


A Brief History of Johns
lavvyan
등장 인물 : 셜록 홈즈, 존 1 ~ 존 6, 존 왓슨, 기타 등등






셜록은 뒷마당에 피어 있는 튤립과 수선화 사이에 존 6를 파묻고 있었다. 계절에 비해 추운 날씨였고 그의 입술에서 나온 새하얀 입김은 찌푸둥한 하늘로 스러져 갔다. 작업이 끝났을 때 셜록은 여전히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천국에서 평안하기를." 종교를 믿는 건 아니었지만, 뭔가 말을 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에 셜록은 중얼거렸다. 최근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존 6는 사랑을 듬뿍 받아 왔다. 셜록의 특별히 운수 나빴던 날들 중에도 존은 언제나 집에서 셜록을 기다렸으며 바닥을 친 셜록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그랬었다. 셜록은 존을 그리워할 것이다. 

첫 번째 존은 숫자를 붙여 구분할 필요가 없었다. 셜록이 두 살 때 아빠가 존을 집으로 데려왔다. 셜록은 이미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똑똑했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한 인간들에게 충분히 고통받은 후였다.  

"존이라고 해," 아빠는 셜록이 조심스럽게 겹친 손바닥 위로 자그마한 갈색 쥐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너와 좋은 친구가 될 거다."

정말로 그랬다. [갈색 쥐] 존은 셜록의 담요 안에서 세상을 좀더 자그마하게, 좀더 평화롭게 했다. 담요 밖 세상은 예측 불가한 혼돈으로 가득차 있었고 그 안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는 오직 셜록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만 같았다. 

셜록은 부주의하게도 방문을 열어 놓는 바람에 존이 정원에 나가서 잡혀먹고 만 계기를 제공한 하녀를 절대 용서하지 않았다. 첫번째 [갈색 쥐] 존만이 뒤뜰에 마련된 묘지에 묻히지 못한 유일한 존이었다 - 그 불균형은 여전히 셜록을 괴롭히고 있었다. 

5일 간의 지옥 같은 날들이 지난 후 엄마가 두번째 존을 데리고 왔다. 

"앵무새란다," 그녀는 새장을 낮은 테이블에 올려놓았고 하녀가 그 테이블을 셜록의 방으로 옮겨다 주었다. 그때 셜록은 4살이었다. "새장 안에 잘 두기만 하면 날아가지 못할 거야. 이름은 뭐라고 할까?"

"존 2,"셜록이 대답했다. 엄마는 약간 놀란 표정이었으나, 존은 좋은 이름이었다. 믿음직한 이름이었다. 셜록은 믿음직스러운 것들을 좋아했다. 세상에는 그런 것들이 별로 없었으므로. 

[앵무새] 존 2가 죽은 후 - "짝이 없으니까 쓸쓸해서 죽은 거야," 하녀 하나가 다른 하녀에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고, 이제 일곱 살이 된 셜록은 고독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지만, 고독이 이토록 치명적일 수 있다는 건 미처 알지 못했다 - 그날 저녁 존 3와 존 4가 함께 도착했다. 

"기니 피그란다." 마이크로프트가 쪼그리고 앉아 있던 몸을 펴며 교복의 넥타이를 정돈했다. 그는 우리 바닥을 채우고 있는 부드러운 톱밥 아래 파고들어가려 하는 붉은 기니피그를 가리켰다. "저게 존 3야. 갈색은 존 4고. 너무 먹이를 많이 주진 말거라."

셜록은 너무 밥을 많이 먹을 위험에 처해 있는 건 기니피그가 아니라 바로 마이크로프트라는 사실을 지적했고, 마이크로프트는 그저 조용히 웃을 뿐이었다. 그땐 형제 사이가 지금보단 괜찮았다. 

[기니 피그] 존 3와 존 4는 5년 동안 셜록과 함께했다. 기니피그들은 셜록의 손에서 먹이를 받아먹고 그의 손가락을 장난스럽게 깨물곤 했다. 학교가 지겨워지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이 보기만 하고 관찰은 하지 않을 때, 사람들이 셜록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을 때 존들은 셜록에게 좋은 친구가 되었다. 두 자그마한 생명체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셜록이 그들에게 의지하는 것보다도 더 셜록을 의지했다. 셜록은 그들은 사랑했다. 

그는 존 5도 사랑했다. 존 5가 오고 난 후 1년 동안 그 애정은 계속되었으나, 불쌍한 존 5는 셜록의 침대 커버를 갉아먹고 죽고 말았다. 토끼는, 처음부터, 좋은 친구는 아니었다. 

존 6는 셜록이 직접 고른 것이었다. 그는 학교 뒤뜰에 버려져 있던 마분지 상자에 존을 넣어 데려왔다. 엄마는 새끼 고양이가 너무 어리고 연약해서 아마 살아남지 못할 거라고 했다. 셜록은 그녀의 생각은 틀렸다고 말했고 그걸 증명하려고 했다. 결국 옳았던 건 셜록이었다.  

존 6는 짓궂은 수코양이로, 검은 털에 마치 말라붙은 피처럼 보이는 갈색 얼룩이 드문드문 박혀 있었다. 존 6는 오직 한 가지 브랜드의 사료만을 고집했고, 그것도 셜록이 직접 덜어 주는 것만 먹었다. 그는 셜록의 목께에 몸을 말고 자는 걸 좋아했고 셜록의 옷을 고양이 털투성이로 만들었다. 그는 셜록을 제외한 나머지 세상 자체를 거부했고 누군가가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침을 뱉으며 발톱을 휘둘렀다. 그는 환상적이었다. 

그가...그리울 것이다. 

셜록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더 이상은 안 키워." 그는 말했다. 그는 혼자 있었지만, 누군가가 그의 말을 엿듣고 있다는 걸 셜록은 알고 있었다. "이걸로 충분해."

[앵무새] 존 2는 말라붙은 장미 넝쿨 아래 묻혀 있었다. [기니피그] 존 3와 4는 양귀비꽃 좌우에 나란히 묻혀 있었다. [토끼] 존5는 수양버들 뿌리에 잠들어 있었다. [고양이] 존 6는, 튤립과 수선화 사이에 묻었다. 

셜록은 그들 모두를 사랑했지만, 올해 1월로 그는 스물 세 살이 되었다. 이젠 그들 없이도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후 6년간 그는 자신이 굉장히 잘못 생각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세상은 시끄러워졌고, 셜록이 얼마나 세상을 증오하는지에 대해 세상은 활기찬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사람들은 성가셨고 당황스러웠고 소심한 데다 지루했으며, 24살이 되었을 때 셜록은 그들의 일부인 척하는 걸 그만두기로 했다. 25살이 되자, 셜록은 런던에서 이른바 대학 동창이라는 족속들보다는 오히려 길거리에 널린 홈리스들과 더 절친한 사이가 되어 방황하고 있었다. 26살 때, 그는 학업에서 완전히 손을 놓고 마약에 절어 살기 시작했다. 셜록은 마약 재활 센터에서 28세 생일을 맞았고, 마약 과다 복용으로 인해 네 번째로 응급실 신세를 지던 날 마이크로프트는 드디어 폭발했다. 29살 때, 그는 스스로를 위해 자문 탐정이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었으나, 의뢰받는 사건들은 충분히 매력적이지 못했고 그보다는, 햇빛으로 유발되는 치통이나, 불쌍한 존 5처럼 음식이 목에 막혀 죽기 위해선 어느 정도로 음식을 우겨넣어야 하는지라든가, 마치 드릴처럼 그의 뇌를 파고들어오는 소리들을 연구하며, 제대로 먹지 않아 덜덜 떨리는 입술로 횡설수설하며 늘어져 있는 게 더 즐거웠다. 

바이올린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담배도 마찬가지였다. 셜록이 가끔 먹이를 주는 떠돌이 개도 마찬가지였다. 그 개는 셜록과 함께 살지 않았으므로, 제대로 된 존이라고 할 수 없었다. 마이크로프트가 바로 냄새를 맡는 것도 싫었지만 무엇보다 셜록은 진짜 존을 다시 만드는 걸 감당할 수 없었다. 그는 전세계에서 사건을 의뢰받았다. 그의 인생에 진짜 존이 머물 수 있는 자리는 없었다. 

그는 계속해서 혼자 해나갔다. 끔찍한 고독이었다. 한 사건이 끝나고 다음 사건을 의뢰받기 전까지의 시간은 무한하게 느린 속도로 흘러갔고, 시계 초침이 다음 칸으로 옮겨가기까지 1초 1초의 시간은 마치 영겁과도 같았다. 그의 바이올린은 불협화음만 만들 뿐이었다. 실험은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미 지루했다. 

셜록은, 인생이란 천지 창조 당시에 인간이 저지른 -아마도 매우 끔찍한- 잘못에 대한 형벌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29살이었고 차라리 -그가 창틀에 얹어 놓은- 해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해골에게는 눈도 귀도 없었다. 해골이 될 수 있다면, 모든 것이 평화로워질 것이다. 

그 대신, 마이크로프트는 엄마를 회유하여 셜록의 용돈을 깎아 버렸다. 셜록은 더 이상 그의 공간을 침묵으로 채울 수 없었다. 그는 플랫메이트를 구해야 했다. 

"내 오랜 친구, 존 왓슨이야." 마이크 스탬포드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셜록은 하마터면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했다. [사람] 존이 살짝 웃어 보였다. 셜록은 자기 이마를 철썩 때리고 싶은 욕구를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Afghanistan, or Iraq?" 그가 물었다. [사람] 존이 놀라서 몸을 움츠렸다. 그가 존 6였다면, 틀림없이 그의 귀는 동그란 머리통에 딱 붙어 쫑긋거렸을 것이다. 

완벽했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사람] 존이 약간 불만스러운 소리를 내긴 했지만, 셜록은 그가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은 함께 221B Baker street의 플랫을 둘러볼 것이고, 오늘 밤이 지나기 전에, 셜록은 존을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로 만들 것이다. 

그는 다시 존을 가질 것이다. 지금까지 가졌던 모든 존 중 최고의 존을.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다.




덧글

  • 2013/03/26 20:0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Mr feather 2013/03/29 10:57 #

    이 글은 첫 문장을 봤을 때부터 번역하고 싶었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재미있었어요ㅠㅠ셜록의 질풍노도의 시기도 그렇고...아무도 셜록을 이해해주지 못하던 세상에 뙇!!!하고 나타난 우리 존 예쁜 존 잘난 존 귀여운 존 7종 세트라니 정말...아...사랑합니다...진짜 셜록이 애완동물을 키웠으면 이름을 저따위로(-_-;) 지었을 것 같아서 레알 눈물이 나더군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는지 정말 우리 여신님ㅠㅠ
    사실 이 글의 또 하나의 묘미는 저처럼 첫문장을 보고 놀란(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셜록까지ㅠㅠㅎㅎ)분들의 리플을 읽어보는 거랍니다. ㅎㅎ 정성스러운 덧글 감사드립니다! 힘내서 번역하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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